기발표작/바다 천년의 바람 2019. 12. 25. 16:07
이글은 2019년 10월 중앙종합문예지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을 수상하고 수필작가로 등단한 글 중 한 편입니다. 아버지는 조업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다. 채낚기를 주로 하는 작은 배들도 포구에 묶인 지 오래다. 잦은 갈바람 때문인지, 날이 유독 더워서 그런지 바다에 고기가 없는 탓이다. 8월의 서귀포시 막숙포구는 앞바다 가까운 거리의 범섬을 오가는 갯바위 낚시꾼들만 분주하다. 주말이라 어김없이 낚싯대를 챙기고 막숙포구로 향했다. 지난주 헛낚시 탓에 이번에는 고등어 미끼를 준비했다. 흔한 고기인 어랭이와 우럭을 노려볼 생각에서다. 어랭이는 놀래기를 이르는 제주어다. 우럭은 쏨뱅이의 제주어로 이 두 어종은 제주도 해안 가까운 곳에 정착하여 산다. 정착하는 습성으로 사시사철 낚시가 되며 조림이나 매운탕으로 ..
기발표작/바다 천년의 바람 2015. 7. 27. 16:05
법환동 막숙포구에서의 배낚시와 갯바위 고망낚시에 대해 모자란 글을 올렸습니다. 글 중에 낚아올리는 어종에 대한 설명이 간간히 있었습니다만 종합적인 어종과 포인트 및 출조시기에 대해서는 모자람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정리차원 이에 대한 글을 올립니다. 1. 생미끼 생활낚시 법환동 앞바다 배낚시는 보통 두 가지 출조로 이루어집니다. 생미끼를 이용하는 쏨뱅이(제주도 현지어- 우럭)·용치놀래기(제주도 현지어 - 어랭이) 낚시와 부시리 등 대형어를 노리는 지깅낚시입니다. 쏨뱅이낚시는 주로 생활낚시 형태로 반찬거리나 소일거리로 대부분의 마을주민들이 낚시를 합니다. 생계를 위해 전문적인 우럭주낙을 놓는 어선도 있습니다. 낚이는 어종으로는 쏨뱅이, 용치놀래기, 쥐치(제주도 현지어-객주리), 월치(달고기)가 있습니다. 1..
기발표작/바다 천년의 바람 2015. 4. 29. 12:55
예정된 날이 밝고 창문을 통해 햇살과 하늘을 확인하고 바로 휴대폰으로 바다날씨를 봤다. 전날 예보와 다름이 없는 날씨다. 오후 1시 출발로 약속을 했으니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는데도 마음은 미리 바쁘다. 인치쿠와 타이바라의 갯수와 손상된 것을 없는지, 광어를 위한 웜도 상한 것이 없나 꼼꼼이 살핀다. 늦잠이 많은 딸아이 지수가 10시쯤해서 일어났다. 전날 미리 아빠에게 같이 낚시를 간다고 약속해둔 터라 아빠가 사라지기 전에 일어난 것이다. 낚시 도구를 모두 챙기고나서 샤워와 몸단장을 하고 식사를 끝냈다. 몇시간 흘려보내는 시간이 지나 낚시대와 낚시가방을 둘러매고 출발한다. 서귀포시 월드컵경기장 도로에 들어서면 먼발치로 법환포구 앞바다가 훤히 보인다. 아주 좋다. 바다날씨 예보에는 상황이 좋아도 정작 바다..
기발표작/바다 천년의 바람 2015. 2. 17. 14:16
산과 들이 좋아 마냥 쏘다니던 3년, 그 산행에서 보이는 야생꽃들에 매료되어 사진에 담기를 3년, 내친 김에 야생화 전문가가 되어볼 요량으로 전문교육을 받고 나름 독학도 하면서 언론사에 기사도 쓰기를 또 3년, 취미랍시고 발내딛고 갈아타기를 근 10년동안 해봤지만 현재 이룬 것이나 남은 것은 하나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성격이 진득하지 못하고 귀가 얇으니 그저 시류에 밀려 되는대로 시간을 갖다 바쳤으니 말이다. 시간 뿐이겠는가, 히말라야에라도 오를 태세로 온갖 등산장비를 사 모은 게 얼마며, 카메라에 들인 비용, 자연해설가 공부를 하면서 들인 비용은 또한 얼마인가. 들인 시간이야, 그나마도 없었으면 얼마나 일상이 힘들었을까 생각하고 위안을 하지만 투자했던 그 많은 비용이 허깨비 마냥 사라져 버린 것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