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표작/바다 천년의 바람 2017. 7. 19. 16:18
며칠 있으면 다시 부산의 학교로 돌아갈 아들과 같이 뱃길 완도 여행을 마쳤다. 여행 후 아들과의 배낚시 약속이 이어져 있던 터라 여행 후 피로를 핑계 삼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제주 특유의 후텁지근한 더위가 아침부터 기승이다. 점심 겸하여 늦은 아침을 먹고 장비를 챙겨 아들과 법환포구로 향했다. 전날 동생이 알려준 줄삼치(제주말 십이가스) 출현 소식에 한껏 기대가 크다. 마음으로는 저녁에 식구 넷이 둘러앉아 올해 첫 십이가스 뎀뿌라(줄삼치를 얇게 썰어 밀가루 반죽을 입히고 식용유에 튀겨 먹는 제주도 가정식 요리)를 맛볼 수 있으리라. 법환마을에 도착해 아버지 집에 들어서는데 시끌시끌하다. 어르신 세 분이 마당에 탁자를 놓고 막걸리 술자리가 한창이다. 낚시 장비를 내려놓고 술자리를 살피니 안주가 돼지족발이..
기발표작/바다 천년의 바람 2015. 7. 27. 16:05
법환동 막숙포구에서의 배낚시와 갯바위 고망낚시에 대해 모자란 글을 올렸습니다. 글 중에 낚아올리는 어종에 대한 설명이 간간히 있었습니다만 종합적인 어종과 포인트 및 출조시기에 대해서는 모자람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정리차원 이에 대한 글을 올립니다. 1. 생미끼 생활낚시 법환동 앞바다 배낚시는 보통 두 가지 출조로 이루어집니다. 생미끼를 이용하는 쏨뱅이(제주도 현지어- 우럭)·용치놀래기(제주도 현지어 - 어랭이) 낚시와 부시리 등 대형어를 노리는 지깅낚시입니다. 쏨뱅이낚시는 주로 생활낚시 형태로 반찬거리나 소일거리로 대부분의 마을주민들이 낚시를 합니다. 생계를 위해 전문적인 우럭주낙을 놓는 어선도 있습니다. 낚이는 어종으로는 쏨뱅이, 용치놀래기, 쥐치(제주도 현지어-객주리), 월치(달고기)가 있습니다. 1..
기발표작/바다 천년의 바람 2015. 4. 29. 12:55
예정된 날이 밝고 창문을 통해 햇살과 하늘을 확인하고 바로 휴대폰으로 바다날씨를 봤다. 전날 예보와 다름이 없는 날씨다. 오후 1시 출발로 약속을 했으니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는데도 마음은 미리 바쁘다. 인치쿠와 타이바라의 갯수와 손상된 것을 없는지, 광어를 위한 웜도 상한 것이 없나 꼼꼼이 살핀다. 늦잠이 많은 딸아이 지수가 10시쯤해서 일어났다. 전날 미리 아빠에게 같이 낚시를 간다고 약속해둔 터라 아빠가 사라지기 전에 일어난 것이다. 낚시 도구를 모두 챙기고나서 샤워와 몸단장을 하고 식사를 끝냈다. 몇시간 흘려보내는 시간이 지나 낚시대와 낚시가방을 둘러매고 출발한다. 서귀포시 월드컵경기장 도로에 들어서면 먼발치로 법환포구 앞바다가 훤히 보인다. 아주 좋다. 바다날씨 예보에는 상황이 좋아도 정작 바다..
기발표작/바다 천년의 바람 2015. 4. 24. 16:14
4월 초순부터 중순 사이에 제주도에는 비날씨가 보름정도 이어진다. 제주도에서는 이를 고사리장마라 부른다. 3월의 꽃샘추위가 지나고 4월이 되면서 본격적인 봄날씨가 시작된다. 싹을 내밀었던 풀들이 키재기라도 하는듯 쑥숙 자라기 시작한다. 양치식물인 고사리도 예외는 아니다. 이 고사리들이 싹을 내는 시기가 4월초가 된다. 이때쯤이면 제주도에는 가랑비나 안개비 정도의 비날씨가 이어진다. 이 비가 내리고서야 고사리들이 본격적으로 자라기 시작한다. 고사리들을 키우는 비, 그래서 고사리장마라 부른다. 고사리장마가 끝나고 제주도 들녘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바로 고사리를 꺾는 이들이다. 중산간 지대 들판이면 어디나 차들이 도로변에 줄지어 서고 알록달록 옷을 입은 제주사람들이 저마다 광주리를 차고 고사리 꺾기에 여념이 ..
기발표작/바다 천년의 바람 2015. 2. 17. 18:51
다섯 오누이중 막내로 유일한 남동생이 하나 있다. . 동생과는 형제라는 관계를 포함한 세가지 공통분모랄까 관심사가 있었다. 아홉살 터울로 늘 어린아이 다루듯 해왔지만 동생이 결혼을 하고 자식들까지 낳으면서는 어른으로서 존중을 해줘야 되는 처지가 되었다. 또 지역은 다르지만 같은 회사를 다니면서 겹치는 일상이 많았는데 작년 봄에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나오면서 이 또한 공통주제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러고나니 남은 건 딱 하나, 낚시밖에 없다. 지금이야 잠자리에 누워서도 천장을 바다삼아 낚시대를 드리우지만 지난 봄, 본격적인 낚시를 시작할 때만 해도 남는 시간이나 축내고 집사람 눈을 피하자는 목적이 컸다. 그러한 도피성 낚시에 항상 같이 해준 이가 바로 동생이다. 어려서야 동생이지 아무리 나이 차이가 많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