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일기/바다에서 천년의 바람 2015.10.29 15:10
1. 1미터 30센티의 부시리 작년 여름, 지깅낚시를 처음 시작하고 아직 손에 익지 않을 때 일이다. 그때도 동생과 함께 아버지의 작은 보트를 빌려 타고 배낚시를 갔다. 범섬 옆 포인트에 보트를 세우고는 바로 낚시를 시작했다. 동생은 슬로우지깅을, 나는 인치쿠를 이용해 바닥고기를 노리고 있었다. 드문드문 쏨뱅이와 구문쟁이가 인치쿠에 걸려 올라왔다. 동생은 긴 시간동안 열심히 저킹을 하고 있었지만 작은 고기 한 마리 ..
어촌일기/바다에서 천년의 바람 2015.10.29 11:19
2년전 직장 발령으로 경기도 산골에 살때 알게 돼 동생 삼은 친구가 있다. 그 친구의 꿈은 제주도 정착이었다. 10월초, 술 한 잔 하자는 연락이 왔다. 서귀포시 예래마을 구석에 월셋방을 얻어 다섯식구가 담아들었다. 형님 하나만 믿고 일단 저질렀으니 잘 살펴달라는 협박성 부탁이었다. 지난 여름에 사전답사차 내려왔을때 내가 걱정말고 내려오기만 하라고 큰소리 뻥뻥 쳤던 탓이다. 당장 도와줄 게 없었다. ..
어촌일기/바다에서 천년의 바람 2015.10.14 12:36
어릴 적엔 태풍이 참 잦았다. 태풍이 발생하고 북진을 하면 늘 제주도를 통과했다. 요즘은 달라진 기후 탓인지 몇년째 태풍다운 태풍을 볼 수 없다. 7월부터 9월 사이 여름에 집중되는 태풍이 오면 어촌에는 때아닌 여름 보릿고개를 맞았다. 바다에만 의존해 꾸리던 어촌 살림에서 고기잡이를 할 수 없는 일주일 가량은 배 곯며 사는 수 밖에 없었다. 대형화 되고 첨단 안전장비들로 무장한 요즘 어선들과는 달리 낚시배 정도 크기의 ..
어촌일기/바다에서 천년의 바람 2015.10.08 11:44
두드러기와 온몸이 가려운 알레르기 증상이 생겼다. 수술후에도 더디게 회복되는 다리신경도 불편인데 피부까지 이러니 짜증이 하루 종일 떠나지 않는다. 찌푸린 인상을 펴라는 집사람의 이야기까지 들으면 폭발하기 직전까지 간다. '누군 인상 쓰고 싶어 쓰냐고? 올해 들어 이병 저병이 들어왔다 나가며 몸에서 떠나질 않으니 그러는 거지.'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