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드디어 봄낚시 시즌

4월 초순부터 중순 사이에 제주도에는 비날씨가 보름정도 이어진다. 제주도에서는 이를 고사리장마라 부른다. 3월의 꽃샘추위가 지나고 4월이 되면서 본격적인 봄날씨가 시작된다. 싹을 내밀었던 풀들이 키재기라도 하는듯 쑥숙 자라기 시작한다. 양치식물인 고사리도 예외는 아니다. 이 고사리들이 싹을 내는 시기가 4월초가 된다. 이때쯤이면 제주도에는 가랑비나 안개비 정도의 비날씨가 이어진다. 이 비가 내리고서야  고사리들이 본격적으로 자라기 시작한다. 고사리들을 키우는 비, 그래서 고사리장마라 부른다.

 

고사리장마가 끝나고 제주도 들녘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바로 고사리를 꺾는 이들이다. 중산간 지대 들판이면 어디나 차들이 도로변에 줄지어 서고 알록달록 옷을 입은 제주사람들이 저마다 광주리를 차고 고사리 꺾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니 제주도의 봄은 고사리꺾기로부터 시작된다고 해야 한다. 

 

 

바다에도 봄이 왔다. 3월이 들어서도 15도 이상 오르지 않던 수온이 16~17도로 차츰 올라가기 시작한다. 바닷고기들이 왕성히 활동하기에 좋은 기온이다. 2주전만해도 낮은 수온으로 활성도와 입질이 약해 꽤 무게감 있는 녀석들을 끌어올리다 두번이나 놓쳤다. 확실히 바늘에 물어주질 않은 탓이다. 이제 확실한 저킹만 있으면 폭발적인 입질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된 것이다.

 

아버지에게도 봄이 왔다. 긴 겨울동안 포구에 정박시켰던 배를 손질한다. 정비도크가 있는 모슬포항으로 끌고가서 엔진도 정비하고 배의 내외부 묵은 때들을 벗겨낸다. 새옷을 갈아입듯이 페인트칠도 곱게 했다. 나의 애마, 보트도 손질을 탔다. 엔진의 클러치 걸림과 자동시동장치를 손봤다. 역시 새로운 페인트 옷을 입혔다. 작년엔 회사를 그만둔 때라 직접 아버지를 도왔다. 올해는 직장핑계 탓에 아버지 혼자서 일을 끝마치셨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 격이다.

 

 

 

내일은 주말인 토요일이다. 바다날씨예보를 봤다. 파고 0.5~1m, 이 정도면 거의 장판수준이다. 바람 6~9m, 이 정도면 살랑이는 머리카락에 이마가 간지러울 정도다. 구름 한점 없는 쾌청의 날씨다. 올해 들어 최고로 좋은 낚시날씨다.

 

동생과 같이 가볼까 했더니 이 녀석은 벌써 약속을 잡았다 한다. 직장 동료들 여러명과 큰 배를 빌려타고  낚시를 나갈 예정이란다. 피를 나눈 형을 버리다니. 피보다 물이 진한 세상인가 보다. 그래, 뭐 동생과 같이 아니면 못가겠는가? 그 전부터 밑밥을 뿌려놨던 회사동료에게 슬쩍 미끼를 던졌더니 바로 입질로 걸려들었다. 둘이 보트를 타고 나가기로 약속이 됐다. 어군탐지기나 이런 거 보고 할거냐 물어봤다. 조과에 대해 불안한 모양이다. 내가 전문가요, 나의 포인트 보는 눈이 정확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약을 친다.

 

 

바다낚시 인터넷카페에 들러  며칠동안의 조과를 살펴봤다. 부시리와 참돔이 입질을 하고 있다는 글이 많다. 아직 부시리가 제주 인근바다를 떠나지 않은 모양이다. 광어도 해안선 근처에 몰려와 있을 것이다. 3,4월 산란을 위해 해안선 가까이 들어와 산란이 끝나는 5월이면 먼바다로 떠난다. 아직 4월이니 산란이 늦은 녀석들이 꽤 있을 것이다.

 

인치쿠와 타이라바를 쓸 것이다. 물론 슬로우지그도 담아가긴 하겠지만 참돔과 광어, 능성어를 노릴려면 인치쿠가 낫다. 법환포구 앞바다 물고기는 벌써 다 잡은듯 하다. 슬슬 저녁으로 접어들고 있다. 노을지는 해를 따라 집으로 가면 끝이다. 드디어 바다가 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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